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의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는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우리는 종종 동물이 생각하고 느끼며,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립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과학적 사례와 철학적 시선을 바탕으로, 동물의 지능과 감정이 얼마나 정교하며 풍부한지를 살펴보고, 왜 이제는 동물을 다시 바라봐야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동물은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생각하는 존재’라는 타이틀은 오랫동안 인간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 동물행동학은 그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동물들도 다양한 형태로 사고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학습하고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실험과 관찰을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까마귀는 눈앞에 보이지 않는 도구를 마음속에서 상상해 조합하고 사용합니다. 이는 단순 반사적인 행동이 아닌, 추론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오랑우탄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해 빨대를 만들어 음료를 마시고, 침팬지는 ‘책략’을 써서 무리를 속이기도 합니다. 바다코끼리는 짧은 시간 동안 먹이를 숨기고 다시 찾아가는 공간 기억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이런 지능이 진화적으로 전혀 다른 계통에 속한 동물들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문어는 연체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미로를 통과하거나 잠금을 해제하는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뇌의 구조와 크기가 곧 지능의 척도라는 기존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사례입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이런 동물들의 지적 능력을 단지 흥미로운 사실로 끝내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이 우월하다는 생각의 허상을 깨기 위해, 이 모든 예시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동물이 가진 지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자체가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동물의 감정, 단순 본능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동물의 행동을 ‘본능’이라 간단히 설명합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동물이 단지 자극에 반응하는 기계 같은 존재가 아님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동물도 기쁨, 슬픔, 질투, 공포, 심지어 복수심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코끼리는 죽은 동료를 기억하고 그 뼈를 만지며 애도합니다. 개는 사람의 감정을 읽고 위로하며, 주인의 감정 상태에 따라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합니다. 침팬지는 무리 내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중재를 하거나, 패한 개체를 위로하기도 합니다. 이는 감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감각이 존재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이처럼 동물의 감정이 인간의 감정과 유사하다는 사실이 불편한 이유는, 그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도덕적 책임도 함께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동물을 먹고, 실험하고, 오락거리로 삼는 행위 모두가 정당성을 잃게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감정을 가진 존재로서의 동물은, 인간과 더 이상 도덕적 경계선을 뚜렷이 그을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며 살아가는 동반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르미옹은 이것이 윤리적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말합니다.
왜 우리는 동물의 지능과 감정을 무시해왔는가
동물의 지능과 감정에 대한 수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여전히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할까요? 그 이유는 단순히 무지가 아니라, 인간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무의식적 합리화일 가능성이 큽니다. 동물이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라면,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축산업, 동물실험, 오락 산업은 모두 동물을 무감정하고, 비이성적인 존재로 전제할 때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지닌 존재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모호하게 취급하고, 지능을 과소평가하며 스스로의 행위를 정당화해온 것입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이를 ‘도덕적 거리 두기’라고 표현합니다. 동물을 인간과 구별된 존재로 만드는 순간, 우리는 그들에게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거리 두기는 결국 우리 자신의 인간성마저 제한합니다. 타자의 감정을 무시하는 사회는 결국 내부 구성원 간의 감정도 무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제 인간 중심의 틀을 넘어서, 동물의 감정과 지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새로운 윤리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동물을 위한 주장이 아니라, 더 인간다운 사회를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동물의 지능과 감정은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인간이 그 사실을 외면해온 이유가 이기적인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동물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을 요청합니다. 이제 우리는 동물을 존중해야 할 대상, 감정과 사고를 지닌 존재로 인정할 때입니다. 윤리적인 사회는 타자의 고통을 공감할 줄 아는 능력에서 시작됩니다. 그 타자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일 수도 있습니다.